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치매에 4년동안 11조 쓴 요양보험 … 그래도 5명 중 4명은 혜택 못 받아
등록일 : 2012.04.19 조회수 : 1656
얼굴에는 검댕, 손톱과 손가락 마디마다 시꺼멓게 때가 끼었다. 상처 난 손은 덧났다. 충청도의 한 산골마을에 혼자 사는 최미희(84·가명) 할머니의 모습이다. 할머니는 매일 나무를 하러 간다. 기름보일러가 있는데도 마당 한쪽의 움푹 팬 곳을 아궁이라며 불을 땐다. 최 할머니는 “사람이 없어 내가 조금이라도 (나무를) 걷어와야 해”라고 말한다. 정신이 오락가락해 밥 먹는 것도 잘 까먹는다. 빈 껌통을 잔뜩 모아놓고 약이라고 한다. 누가 봐도 명백한 치매다. 10년째다. 그런데도 제대로 검사·치료를 받거나 장기요양보험 서비스를 받은 적이 없다.

 최 할머니처럼 방치돼 있거나 가족들이 ‘수발 고통’을 겪는 치매 노인이 40만 명에 달한다. 2008년 장기요양보험(치매·중풍보험)이 시행되면서 고통이 끝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. 지난해 치매 노인은 50만 명(보건복지부 조사). 이 중 요양보험 대상에 들어 요양보호사·간호사 등의 수발·간호 서비스를 받는 사람은 10만여 명이다. 여기에 중풍·파킨슨병 환자를 포함해도 전체 노인의 5.8%만이 요양보험 적용을 받는다. 독일(11%)·스웨덴(17%) 등 선진국에 훨씬 못 미친다. 이유는 2008년 요양보험을 도입할 때 보험료를 적게 내고 혜택을 적게 받게 설계했기 때문이다.

건강보험료와 별도로 가구당 월 5300원의 요양보험료를 낸다. 게다가 농어촌에는 서비스 제공 기관이 적어 상대적으로 혜택이 적다. 2008~2011년 장기요양보험과 치매·중풍 검사·치료에 약 20조원(치매에만 11조원)을 썼지만 고통을 덜기에는 역부족이다.

 
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윤경 연구위원은 “요양보험 대상이 아닌 40만 명의 경증 치매환자들이 기억력 훈련 등의 관리를 받도록 장기요양보험 대상자로 끌어들여야 중증으로 악화되지 않는다”고 말했다.


<중앙일보>

신성식 기자
박수련 기자
박유미 기자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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